울릉도 등 섬 땅, 외국인에게 팔 때 도장 순서가 바뀌었다
국토교통부가 8월 20일 국토 외곽 섬 353곳 전체 필지를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새로 지정했다. 울릉도, 흑산도, 덕적도, 우도처럼 이름만 들어도 아는 섬부터 이름조차 낯선 무인도까지 포함됐고, 고시와 동시에 이미 효력이 발생했다. 이 섬들에 땅을 가진 사람, 혹은 그 땅을 외국인에게 넘기려던 사람이라면 지금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서 자체가 달라졌다는 뜻이다.
- 무엇이 바뀌었고, 언제부터 적용되는가
- 내 섬 땅이 이번 지정 대상인지 확인하는 법
- 2014년, 2025년과 이번 지정은 무엇이 다른가
- 허가 없이 계약하면 실제로 벌어지는 일
- 매도인·매수인 모두에게 걸리는 실질적 리스크
- 지금부터 순서대로 챙겨야 할 것
01무엇이, 언제부터 바뀌었나
국토교통부는 8월 20일, 국방·전략상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국토 외곽 섬 353곳의 전체 필지를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고시했다. 울릉도(72.3㎢), 대흑산도(21.2㎢), 덕적도(20.8㎢), 자월도(7.1㎢), 우도(6.2㎢) 등이 대표적으로 포함됐고, 353곳이라는 숫자는 섬 몇 개가 아니라 그 섬들 안에 있는 개별 필지 단위로 지정됐다는 뜻이다. 즉 "내 땅이 그 섬에 있느냐"가 아니라 "내 필지가 그 목록에 올랐느냐"가 실제 기준이다.
더 중요한 건 시점이다. 이런 종류의 행정 고시는 보통 유예기간을 두지만, 이번 지정은 고시와 동시에 즉시 발효됐다. 이미 지금 이 순간부터 적용되고 있다는 뜻이라, "천천히 알아보고 다음 달에 계약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통하지 않는다.
관할 부처의 설명대로 이번 조치는 부동산 규제라기보다 안보 조치에 가깝다. 그런데 안보 조치라는 성격 때문에 오히려 소유자 입장에서는 더 까다로워진다. 뒤에서 다루겠지만, 허가 여부를 지자체 혼자 정하지 않고 국방부·국정원과 협의해서 결정하기 때문이다.
02내 땅이 대상인지, 어떻게 확인하나
지금 이 조치가 남 얘기가 아닌 사람은 정확히 두 부류다. 첫째, 저 353곳 목록에 든 섬에 이미 땅을 갖고 있으면서 외국인에게 팔거나 임대할 계획이 있는 사람. 둘째, 반대로 그 섬의 땅을 외국인 신분으로 사려는 사람이다. 내국인끼리 사고파는 거래에는 이번 허가 절차가 적용되지 않는다 — 이 제도의 규제 대상은 처음부터 "외국인의 토지 취득"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확인 순서는 간단하지만 생략하면 안 된다. 우선 소유한 필지가 이번 고시에 포함된 353곳 섬 지역 안에 있는지부터 봐야 한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지점은, 섬 이름 단위가 아니라 필지 단위로 지정됐다는 점이다. 같은 섬이라도 이번 고시 대상 필지 목록에 정확히 포함되는지 시·군·구청 토지정책 담당 부서나 국토교통부 고시 원문을 통해 직접 대조해야 한다. 짐작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섬 이름 목록만 보고 안심하는 것은 위험하다.
032014년, 2025년과 이번엔 무엇이 다른가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섬을 지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12월, 영해기선 기점이 되는 섬 8곳이 최초로 지정됐다. 2025년 2월에는 서해 5도를 포함해 17곳이 추가되면서 누적 25곳이 됐다. 그리고 이번에 353곳이 한 번에 추가되면서 누적 지정 규모는 378곳으로 뛰었다. 규모로 보면 이번 지정 하나가 과거 두 차례를 합친 것의 20배가 넘는다.
같은 시기 수도권에서도 관련 조치가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지정했던 수도권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기간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목적은 이번 섬 지정과 달리 외국인의 주택 투기 방지였고, 실제로 지정 이후 수도권 외국인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 줄었다는 통계도 나왔다. 같은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이름을 쓰지만, 수도권은 투기를 억제하려는 부동산 정책이고 섬 지정은 안보를 이유로 한 선제적 관리라는 점에서 목적 자체가 다르다는 걸 알아둘 필요가 있다. 목적이 다르면 향후 완화되거나 연장되는 방식도 다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구분 | 대상 | 적용기간 | 목적 | 효과 |
|---|---|---|---|---|
| 수도권(1년 연장) | 서울 등 수도권 | 2026.08.26 ~ 2027.08.25 | 외국인 주택 투기 방지 | 수도권 외국인 주택거래 27% 감소(전년 동기 대비) |
| 국토 외곽 섬 353곳(신규) | 울릉도 등 섬 전체 필지 | 고시 즉시 발효, 별도 만료일 없음 | 국방·전략적 선제 관리 | - |
| 1차 지정(2014년) | 영해기선 기점 8곳 | - | 영토주권 강화 | - |
| 2차 지정(2025년) | 서해 5도 등 17곳 | - | 영토주권 강화 | - |
이번 지정이 유독 신경 쓰이는 이유는 "별도 만료일이 없다"는 점이다. 수도권 규제는 1년 단위로 연장 여부를 다시 결정하지만, 섬 지역은 안보적 필요에 따른 지정인 만큼 기간을 정해두지 않았다. 한번 대상이 되면 짧게 보고 기다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04허가 없이 계약하면 실제로 벌어지는 일
허가구역 내 토지를 취득하려는 외국인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관할 시·군·구에 먼저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여기서 지자체는 단독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국방부·국정원과 협의를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일반적인 부동산 인허가와 달리 안보 심사가 끼어드는 구조인 만큼, 처리 기간이 통상적인 행정 절차보다 길어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허가를 받지 않고 체결한 계약이 어떻게 되는지가 핵심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계약 자체가 무효다. 게다가 형사처벌 대상이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계약금을 주고받은 뒤 무효가 확인되면 부동산은 물론 계약금 반환을 둘러싼 분쟁까지 떠안게 된다. "일단 계약부터 하고 나중에 허가를 받으면 되겠지"라는 접근은 이 제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05매도인·매수인 모두에게 걸리는 실질적 리스크
이 뉴스를 단순히 안보 정책으로만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다. 섬 지역, 특히 관광 개발 수요가 있는 섬의 토지는 그동안 외국 자본의 관심을 받아온 자산이었다. 허가구역으로 묶인다는 건 거래 절차에 안보 심사라는 변수가 하나 더 끼어든다는 뜻이고, 이는 곧 자산의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매도인 입장에서는 매수자 후보군 중 외국인 비중이 큰 지역일수록 거래 성사 자체가 늦어지거나 무산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
섬 지역 부동산 중개업, 개발·리조트 관련 사업을 하는 쪽에서도 영향이 작지 않다. 외국 자본 유치를 전제로 사업 계획을 짰던 곳이라면, 이번 지정으로 자금 조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해 사업 일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국내 자본 중심으로 개발을 추진해온 쪽에는 오히려 경쟁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
- 내 필지가 목록에 있는가. 포함 여부에 따라 향후 외국인과의 거래 시 허가 필요 여부가 완전히 갈린다.
- 이미 효력이 시작됐다는 점. 유예기간 없이 고시 즉시 적용 중이므로, 진행 중인 거래가 있다면 지금 바로 절차부터 확인해야 한다.
- 무허가 계약은 무효이자 처벌 대상. 계약 전 시·군·구 허가를 먼저 받아야 금전적·법적 손해를 피할 수 있다.
- 허가는 지자체 단독 결정이 아니다. 국방부·국정원 협의를 거치는 구조라 처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 안보 정책이라는 성격. 국정원 요청에 따른 확대인 만큼, 향후 지정 범위가 추가로 넓어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06지금 무엇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하나
- 1 필지 대조부터 한다시·군·구 토지정책 담당 부서에 문의해 소유 필지가 이번 고시 대상 353곳 목록에 있는지 직접 확인한다.
- 2 대상이면 계약보다 허가 신청이 먼저외국인 매수자가 있다면 계약서 작성보다 관할 시·군·구 허가 신청을 먼저 진행해야 한다.
- 3 처리 기간을 넉넉히 계약서에 반영국방부·국정원 협의 절차가 있는 만큼 잔금일을 최소 수 주 이상 여유 있게 잡는다.
- 4 대상이 아니면 서두를 필요 없음필지가 목록에 없다면 이번 조치와 무관하게 기존 계획대로 거래를 진행하면 된다.
07자주 묻는 질문
이번 조치는 고시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는 구조라, 원칙적으로 시행일 이후 새로 체결되는 계약부터 허가 대상으로 봐야 한다. 다만 시행일 전후로 걸친 거래의 세부 처리 방식까지는 아직 명확히 공지된 바가 없으니, 진행 중인 계약이 있다면 관할 지자체에 직접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국토교통부 고시 원문과 관할 시·군·구 토지정책 담당 부서를 통해 필지 단위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섬 이름만으로 추정하지 말고 지번 기준으로 대조해야 한다.
아니다. 이번 제도는 외국인의 토지 취득을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내국인 간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국방부·국정원 협의를 거치는 구조인 만큼 일반 부동산 인허가보다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지만, 구체적인 표준 처리 기간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계약서에는 여유 있는 일정을 반영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08결론
이번 지정의 핵심은 규제 범위가 넓어졌다는 사실 자체보다, 거래의 순서가 바뀌었다는 데 있다. 예전에는 계약을 먼저 하고 절차를 밟아도 크게 문제 되지 않던 지역이 있었다면, 이제는 계약보다 허가가 먼저다. 섬 땅을 가진 사람도, 그 땅을 사려는 외국인도 이 순서를 거꾸로 밟는 순간 계약 무효와 형사처벌이라는 무거운 대가를 치른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하나다. 내 필지가 저 353곳 목록에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 — 그 답에 따라 다음 스텝이 완전히 달라진다.